역사를 바탕으로 한 영화적 상상
영화 <올빼미>는 조선시대 16대 왕 '인조'와 그의 아들 '소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의심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탄생한 작품이다. 글로만 기록된 역사는 진실이 어떻든 간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정치판이 늘 그렇듯 음모와 진실 중간쯤에 있는 정보를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게 정확하게 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영화의 배경이 된 사건은 독살된 소현세자를 누가 죽였는지와 이를 둘러싼 인물들 간에 갈등을 다루고 있다. 조선시대를 소재로 한 흔한 작품이 될 수도 있었지만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좋은 연출로 3백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줄거리
주맹증을 가지고 있는 맹인 경수(류준열)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동생 경재와 함께 약값이 밀릴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주맹증이란 밝은 빛이 있는 곳이나 낮에는 앞이 보이지 않지만 어둡거나 밤이 되면 흐릿하게 조금 볼 수 있을 정도의 증상이다. 동네 침술원에서 일하고 있던 경수는 앞은 보이지 않지만 천재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궁에서 나온 어의 형익(최무성)에게 눈에 띄게 되고 테스트를 받게 된다.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궁에서 일할 수 있게 된 경수는 동생의 병을 치료하고 다시 함께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성실하게 일한다.
청나라에 잡혀 갔던 소현세자(김성철)는 귀국하게 되지만 인조(유해진)는 탐탁지 않은 표정과 행동으로 아들을 맞이한다. 몸이 좋지 않았던 세자는 어의가 퇴궐하고 없던 날 근무하고 있던 경수가 규칙을 어기고 진료를 하게 된다. 옮겨둔 물건을 아무렇지 않게 찾는 경수를 보며 맹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세자는 화가 났지만 심성이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이야기를 나눈다. 경수는 궁에 들어오기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하였고 세자도 선물을 주며 친분을 쌓았다.
이후 병세가 악화된 세자는 사망하게 되고 경수는 세자 죽음에 관련되어 도망자 신세가 된다. 지금까지는 보아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하는 삶이었지만 세자에게 물든 경수는 진실을 향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영화 중반 세자의 죽음으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발생하는데 매우 강력한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기도 하고 연출의 백미이다.
한줄평 : 눈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진실을 가릴 순 없다
영화 및 출연진 정보
감독 : 안태진
주연 : 류준열, 유해진
조연 : 최무성, 조성하, 박명훈, 김성철, 안은진, 조윤서 등
개봉일 : 2022년 11월 23일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 118분 (1시간 58분)
배우 '유해진'
시골에서 삼시세끼를 챙겨 먹으며 농사를 짓고 있을 듯한 친숙한 외모로 유쾌하고 때론 진지한 배우 유해진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지금의 그를 만들어준 <타짜>의 '고광렬' 캐릭터는 아직도 개그맨들의 단골 성대모사 개인기이다. 이후 <전우치>, <부당거래>, <해적>, <베테랑>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했다. 조연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탓에 단독 주연의 기회가 없었는데 2016년 <럭키>를 통해 유해진이란 배우가 가진 연기력과 흥행성을 모두 입증해 냈다. 역시 배우는 캐릭터를 잘 만나야 한다는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준 결과라고 생각된다. 또한 2015년부터 시작된 <삼시세끼> 시리즈를 통해 사람이 진국이다라는 표현에 어울리는 인성도 보여 주었다. 주연과 조연을 넘나드는 그의 행보가 2023년에도 계속되길 바라며 좋은 작품을 통해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
시각장애를 소재로 한 영화
<올빼미>에서는 주맹증을 소재로 하였지만 넓은 의미에서 시각 장애를 소재로 한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올빼미> 개봉 당시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작품은 <줄리아의 눈>이다. 시력장애를 가지고 있는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인데 언니의 의심스러운 죽음을 파헤치는 동생의 서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다. 시각 장애라는 소재는 흔하게 볼 수 있고 사용되지만 보통 고난과 도전, 성장과 용기를 통해 우리의 시선과 인식을 확장한다.
영화 <레이, 2005>는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흑인 소년이 음악을 통해 세상에 맞선다. 뮤지션 '레이 찰스'의 인생을 그린 전기 영화다. 이 처럼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감동을 주는 실화도 있고 운동선수, 예술가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그리고 장애가 없었으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시력을 잃게 된 후 알게 되는 사랑을 표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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